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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실무 가이드

EPC 발주 방식과 설계시공분리, 건축주가 알아야 할 차이

EPC 발주 방식과 설계시공분리 차이를 비교한 건축주 발주 방식 안내 썸네일

건물을 지으려고 발주 방식을 알아보다 보면 EPC라는 용어를 한 번쯤 마주치게 되실 거예요. 특히 공장이나 사옥처럼 규모가 있는 프로젝트를 준비하시는 분들은 시공사로부터 "EPC로 진행하시겠어요?"라는 제안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요, 정작 EPC 발주 방식이 설계시공분리 방식과 정확히 뭐가 다른지, 발주자에게 유리한지 불리한지는 헷갈리실 수 있어요. 오늘은 EPC 발주 방식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경우에 선택하면 좋은지 실무 관점에서 정리해 드릴게요.


EPC 발주 방식이 뭔지부터 짚어볼게요

EPC는 설계(Engineering), 조달(Procurement), 시공(Construction)을 하나의 계약자가 일괄로 책임지는 발주 방식이에요. 흔히 "턴키(Turn-key) 계약"이라고도 부르는데, 열쇠만 돌리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건물을 넘겨준다는 의미에서 나온 표현입니다. 발주자는 설계사와 시공사를 따로 선정하고 관리하는 대신, 하나의 EPC 계약자와만 계약을 체결하면 돼요.

 

반대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설계시공분리 방식은 설계사와 시공사를 각각 따로 선정하는 구조예요. 발주자가 설계사에게 먼저 설계를 맡기고, 완성된 설계도서를 바탕으로 시공사를 입찰을 통해 선정하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 방식은 발주자가 설계 단계부터 세부 사항을 직접 통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설계와 시공 주체가 달라서 책임소재가 애매해지는 경우가 실무에서 종종 발생해요.

 

건설사 입장에서 보면 EPC는 계약자 입장에서 설계부터 시공까지 전 과정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어서 공정 관리가 수월한 편이에요. 반면 발주자 입장에서는 설계 단계에서의 개입 폭이 줄어드는 대신, 계약금액이 초기에 확정되고 책임소재가 명확하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어요.

 

EPC라는 이름 안에 담긴 세 단어도 각각 짚어볼 필요가 있어요. 설계(Engineering)는 기본설계와 실시설계를 포함하고, 조달(Procurement)은 주요 자재와 설비를 구매하는 과정이에요. 특히 공장이나 R&D 시설처럼 특수 장비나 수입 설비가 들어가는 프로젝트는 조달 기간이 전체 공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서, 이 단계를 EPC 계약자가 어떻게 관리하는지가 준공 일정에 직결됩니다. 시공(Construction)은 우리가 흔히 아는 실제 공사 단계고요. 이 세 단계를 하나의 계약자가 순차적으로, 때로는 동시에 진행하면서 전체 일정을 압축할 수 있다는 점도 EPC의 실질적인 장점이에요.

EPC 발주 방식 계약 구조도

EPC와 설계시공분리, 실무에서는 이렇게 다릅니다

두 방식의 차이를 표로 정리해봤어요.

구분 계약 구조 장점 주의사항
EPC (턴키) 설계·조달·시공 단일 계약자 계약금액 초기 확정, 책임소재 명확, 관리 부담 감소 설계 변경 자유도 낮음, 계약 범위 정의가 핵심
설계시공분리 설계사·시공사 별도 계약 설계 단계 세밀 통제 가능, 비용 절감 여지 설계·시공 책임소재 분리로 분쟁 소지

이 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EPC는 발주자 입장에서 관리 부담이 줄어드는 대신 설계 변경의 자유도가 낮아진다는 트레이드오프가 있어요. 다만 EPC라고 해서 발주자가 아무 관여도 하지 않는 건 아니에요. 초기 요구사항(설계 기준, 사양)을 명확히 정의하는 단계에서 발주자의 역할이 오히려 더 중요해집니다. 이 단계에서 요구사항이 애매하면, 나중에 EPC 계약자가 자기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사양을 해석해버리는 경우가 실무에서 자주 발생해요.

 

용도별로 EPC가 잘 맞는 경우도 조금씩 달라요. 공장은 생산 설비와 건축, 전기, 기계 공정이 서로 얽혀 있어서 하나의 계약자가 전체를 책임지는 EPC 방식이 잘 맞는 편이에요. 사옥이나 R&D 시설처럼 특수 설비가 많이 들어가는 프로젝트도 마찬가지고요. 반면 주택이나 상가처럼 발주자가 설계 단계에서 세밀하게 개입하고 싶어 하는 경우는, 설계시공분리 방식이 오히려 더 적합할 수 있어요. 마감재나 평면 구성을 계속 조율하고 싶으신 분들은 EPC보다 설계사와 직접 소통하는 구조가 편하실 거예요.

 

건설사 입장에서 보면, 발주자가 EPC를 선택하는 이유는 결국 "관리 부담을 줄이면서도 예산과 일정의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고 싶다"는 데 있어요. 실제로 현장에서 보면, 발주자 측에 전담 건축 인력이 없거나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기업 발주자일수록 EPC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반대로 발주자 조직 내에 건축·엔지니어링 전문 인력이 충분하다면, 설계시공분리 방식을 통해 설계 단계부터 세밀하게 개입하면서 비용을 절감하는 전략을 택하는 경우도 많아요. 결국 EPC 선택 여부는 발주자 조직이 감당할 수 있는 관리 역량과 리스크 수용 수준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예요.

 

발주자가 EPC 계약 전 꼭 확인해야 할 것

□ 계약 범위(Scope of Work)에 포함/제외 항목 명시 여부
□ 계약금액 방식(확정금액 vs 실비정산) 확인
□ 부지 밖 인입공사, 관급자재 등 별도 비용 항목 확인
□ 하도급 구조 및 주요 하도급업체 실적 확인
□ 설계 변경 시 클레임 절차 및 비용 반영 기준 확인
□ 준공 후 하자보수 책임 범위 확인

 

실무자가 보는 포인트

실무에서는 이 부분 때문에 분쟁이 자주 발생합니다. 특히 EPC 계약금액이 확정되어 있다고 해서 발주자가 안심하고 있다가, 계약 범위에 포함되지 않은 항목(부지 밖 인입공사, 관급자재 등)을 나중에 추가 비용으로 요구받는 경우가 흔해요. 제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느낀 점은, EPC 계약서에서 "포함 범위(Scope of Work)"를 얼마나 꼼꼼하게 정의했는지가 프로젝트 전체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거예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EPC 계약금액이 낮아 보인다고 해서 무조건 유리한 건 아니에요. 계약금액에는 설계 리스크와 시공 리스크에 대한 EPC 계약자의 마진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설계시공분리 방식보다 초기 금액이 다소 높게 보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대신 그만큼 공사 중 추가 비용 발생 리스크는 EPC 계약자가 떠안는 구조이기 때문에, 발주자 입장에서는 예산의 예측 가능성을 얻는 대신 초기 비용을 조금 더 지불하는 셈이에요. 이 트레이드오프를 이해하고 선택하시는 게 중요합니다.

 

해외 프로젝트의 경우는 국내보다 EPC 방식이 훨씬 더 보편적으로 사용돼요. 발주자가 현지 인허가나 노무 관리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이런 리스크까지 EPC 계약자에게 넘기는 구조가 선호되기 때문이에요. 다만 해외 EPC는 계약 준거법이나 클레임 절차가 국내와 다른 경우가 많아서, 계약서 검토 단계에서 반드시 전문가의 자문을 받으시길 권해드립니다.

 

EPC 계약금액을 확정된 금액(Lump-sum)으로 진행할지, 실비정산(Cost-plus-fee) 방식으로 진행할지도 발주자가 초기에 결정해야 할 중요한 사항이에요. 확정금액 방식은 예산 예측이 쉬운 대신 EPC 계약자가 리스크 마진을 더 크게 반영하는 경향이 있고, 실비정산 방식은 초기 금액은 낮아 보이지만 최종 정산 단계에서 발주자가 예상보다 많은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 경우도 있어요. 발주자 입장에서는 프로젝트 규모와 설계 완성도, 그리고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리스크 수준을 함께 고려해서 계약 방식을 정하셔야 합니다. 저도 실무에서 실비정산 방식으로 진행하다가 정산 단계에서 발주자와 계약자 간에 이견이 생겨 협의가 길어지는 경우를 여러 번 봤어요.

 

또 하나 놓치기 쉬운 부분은 EPC 계약자의 하도급 구조예요. EPC 계약자가 실제 설계와 시공의 상당 부분을 하도급업체에 재위탁하는 경우가 많은데, 발주자 입장에서는 이 하도급 구조가 얼마나 안정적인지도 함께 확인해두시는 게 좋아요. 주요 공정의 하도급업체 실적이나 재무 상태까지 계약 전에 검토하시면, 공사 중간에 하도급업체 문제로 공정이 지연되는 리스크를 줄이실 수 있습니다.


EPC 발주 방식은 설계부터 시공까지 하나의 계약자가 책임지는 구조로, 관리 부담을 줄이고 계약금액을 초기에 확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다만 설계 변경의 자유도가 낮아지고, 계약 범위를 얼마나 명확히 정의했는지에 따라 추가 비용 리스크가 달라진다는 점을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프로젝트 특성과 발주자가 원하는 통제 수준을 고려해서 EPC 발주 방식과 설계시공분리 방식 중 어느 쪽이 맞는지 신중하게 판단하시길 권해드려요.

 

FAQ

Q. EPC와 턴키는 같은 말인가요?
네, 실무에서는 거의 같은 의미로 사용돼요. 다만 턴키는 더 넓은 의미로 "완성품 인도"를 강조하는 표현이고, EPC는 설계·조달·시공이라는 계약 범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용어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계약서에는 보통 "EPC 계약" 또는 "턴키 계약"이라는 표현이 혼용되어 등장해요.

 

Q. EPC 계약이 발주자에게 항상 유리한가요?
꼭 그렇지는 않아요. 관리 부담과 리스크를 줄이는 대신 초기 계약금액이 다소 높아질 수 있고, 설계 변경의 자유도도 낮아집니다. 발주자의 관리 역량과 프로젝트 특성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지니, 단순히 "EPC가 편하다"는 이유만으로 선택하시면 안 돼요.

 

Q. EPC 계약에서 발주자가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요?
계약 범위(Scope of Work)를 얼마나 명확히 정의했는지예요. 포함/제외 항목이 애매하면 공사 중 추가 비용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계약 전 초기 요구사항 정의 단계에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시는 걸 권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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