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 & 계약 실무

건설 계약서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5가지 조항 – 발주자가 놓치면 손해 보는 것들

InvestingJay 2026. 6. 9. 12:05

건설 계약서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5가지 조항

 

건설 공사를 처음 발주해 보는 분들이 계약서 앞에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그냥 표준계약서니까 괜찮겠지." 저도 현장에서 그 말을 수도 없이 들었습니다. 공장 신축이나 사무소 증축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발주처 담당자들과 계약서를 함께 검토할 기회가 많았는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꼼꼼하게 보는 분이 드물었습니다. 대부분 분량이 많고 법률 용어가 낯설다 보니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꼭 그런 계약서에서 나중에 분쟁이 생겼다는 겁니다.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거나 준공을 앞두고 나서야 "이 조항이 이런 의미였군요"라는 말을 듣게 되면, 그때는 이미 협상 여지가 거의 없습니다.

 

계약서는 한 번 사인을 하면 그 내용대로 움직여야 하는 구속력 있는 문서입니다. 몇 가지 핵심 조항만 제대로 확인해도 공사 진행 중 불필요한 분쟁이나 비용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오늘은 발주자 입장에서 계약서를 검토할 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5가지 핵심 조항을 최대한 실용적으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건설 계약서의 공사금액 조항, 총액 계약인지 반드시 확인하세요

계약서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공사금액의 성격입니다.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는데, 총액 도급(Lump Sum) 방식과 단가 도급(Unit Price) 방식입니다. 총액 도급은 설계 도면과 시방서에 명시된 범위 내에서 정해진 금액으로 공사를 완료하는 방식이고, 단가 도급은 수량에 단가를 곱해 최종 공사금액이 산정되는 방식입니다. 발주자 입장에서는 총액 도급이 훨씬 유리합니다. 수량 변동으로 인한 리스크를 시공사가 부담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실제로 이 차이를 현장에서 피부로 느꼈습니다. 어떤 프로젝트에서 단가 도급 방식으로 계약이 체결되었는데, 공사 중반에 토공사 수량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나면서 공사비가 초기 계약금 대비 10% 이상 증가한 일이 있었습니다. 발주처 담당자가 그 증액 요청서를 받아들고 당황하셨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그분은 계약할 때 금액이 확정된 거라고 이해하고 있었는데, 계약서에는 "수량 변동 시 정산한다"는 조항이 명시되어 있었던 겁니다. 

 

계약서에 공사금액 조항이 있더라도, 그것이 확정 총액인지 개산 금액인지 반드시 확인하세요. "본 계약의 공사금액은 OOO원으로 확정하며, 수량 변동 및 물가 변동에 따른 정산을 하지 아니한다"는 식의 문구가 명확하게 기재되어 있어야 발주자가 안심할 수 있습니다. 계약서에 그 문구가 없다면, 서명 전에 반드시 특약 조항으로 추가하도록 협의하시기 바랍니다.

 

지체상금 조항은 발주자에게 가장 강력한 안전장치입니다

현장에서 공사 지연은 생각보다 훨씬 자주 발생합니다. 자재 수급 지연, 날씨, 하도급 업체 문제, 인력 부족 등 이유도 다양하고, 시공사 측에서는 대부분 나름의 사정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발주자 입장에서는 준공이 늦어지면 그만큼 실질적인 손해가 발생합니다. 임시 사무소 임차 비용이 연장되거나, 생산 설비 가동 일정이 밀리거나, 입주 계획이 틀어지는 식으로 말이죠.

 

지체상금이란 시공사가 약정된 준공 기한을 초과했을 때, 지연된 일수에 비례하여 발주자에게 지급하는 손해 배상금입니다. 통상 계약금액의 1/1,000을 하루 단위로 부과하는 방식이 가장 많이 쓰이며, 국가계약법 적용 공사에서는 이보다 세부적인 기준이 정해져 있습니다. 계약서를 검토할 때는 세 가지를 반드시 확인하세요. 첫째, 지체상금률이 실제로 명시되어 있는지. 둘째, 지체상금 면책 사유의 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지 않은지. 셋째, 준공 기한이 날짜로 명확히 특정되어 있는지입니다.

 

경험상 면책 사유가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계약서에 "천재지변, 불가항력, 발주자의 귀책 사유"라고만 적혀 있으면 그나마 괜찮은데, "기타 시공사가 통제하기 어려운 사정"이라는 포괄적인 문구가 들어가 있으면 사실상 지체상금을 적용하기가 어려워집니다. 공사 지연이 발생했을 때 시공사 측에서 이 문구를 근거로 면책을 주장했던 사례를 여러 번 봤습니다. 계약서 서명 전에 면책 사유를 최대한 구체적이고 제한적으로 기재하도록 협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설계변경 조항은 공사비가 불어나는 통로입니다

공사 진행 중 발주자가 가장 많이 분쟁에 휘말리는 조항이 바로 설계변경입니다. 설계변경이란 최초 계약 이후 도면이나 시방 내용이 바뀌었을 때 공사 범위와 금액을 재조정하는 절차를 말합니다. 문제는 이 조항이 느슨하게 작성되어 있으면 시공사가 어지간한 현장 변경 사항을 모두 "설계변경"으로 처리하여 추가 공사비를 요청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 사례를 하나 들자면, 공장 신축 공사에서 현장 여건상 기초 공법을 일부 변경한 일이 있었습니다. 발주처 담당자는 그게 단순한 시공 방법 조정이라고 생각했는데, 시공사는 그것을 설계변경으로 처리하며 추가 비용을 청구했습니다. 계약서에 "현장 여건에 따른 공법 변경도 설계변경으로 본다"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조항 하나 때문에 수천만 원의 추가 공사비가 발생했고, 발주처는 결국 상당 부분을 지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계약서에는 설계변경의 요청 주체, 승인 절차, 단가 산정 방식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어야 합니다. "발주자의 서면 승인 없이는 설계변경에 따른 추가 공사비를 청구할 수 없다"는 문구가 명시되어 있다면 발주자에게 유리한 조항입니다. 반대로 이 조항이 없거나 모호하게 되어 있다면, 공사 중 시공사의 일방적인 변경 청구를 막기가 어렵습니다.

 
 

발주자가 꼭 확인해야 할 건설 계약서 5대 조항 정리

아래 표는 계약서 검토 시 발주자 관점에서 핵심적으로 확인해야 할 5가지 조항과 각각의 확인 포인트를 정리한 것입니다.

조항 주요 내용 발주자 확인 포인트
공사금액 총액 도급 vs. 단가 도급 "확정금액" 명시 및 정산 배제 조항 여부
지체상금 지연 시 손해배상 기준 지체상금률 및 면책 사유의 구체성
설계변경 변경 절차 및 추가 공사비 기준 발주자 서면 승인 요건 명시 여부
하자보수 하자 담보 기간·범위·보증 수단 하자보수보증금 또는 보증증권 수취 여부
분쟁 해결 분쟁 발생 시 처리 방법 소송 관할 법원 또는 중재 조항 확인

 

하자보수 조항과 분쟁 해결 조항, 준공 후에도 계약서는 살아 있습니다

공사가 끝났다고 해서 계약서의 역할이 끝나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준공 이후에 계약서가 가장 많이 꺼내지는 경우 중 하나가 바로 하자 문제입니다. 건물을 완공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외벽에 균열이 생기거나 방수가 안 되거나, 설비 오작동이 발생하는 일은 생각보다 흔합니다. 이럴 때 발주자가 시공사에 하자 보수를 요구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것이 바로 계약서상 하자보수 조항입니다.

하자보수 조항에는 하자 담보 기간, 하자 유형별 책임 범위, 그리고 시공사의 보증 수단이 명확하게 기재되어야 합니다. 건축법상 건물의 주요 구조부(기초, 기둥, 보, 지붕 등)에 대해서는 10년, 방수나 마감재 등 일반 공종에 대해서는 1~3년의 하자 담보 기간이 적용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계약서에 이 기간이 명시되어 있지 않거나 지나치게 짧게 설정되어 있다면 반드시 수정을 요청해야 합니다. 또한 하자보수보증금 또는 하자보수보증증권을 시공사로부터 수취하는 조항이 없으면, 준공 후 시공사가 연락을 끊거나 폐업하는 상황에서 발주자가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하게 됩니다. 저도 주변에서 그런 사례를 목격한 적이 있었는데, 결국 하자 보수 비용을 발주자가 자비로 부담해야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분쟁 해결 조항입니다. 계약 이행 과정에서 분쟁이 발생했을 때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지를 미리 정해두는 조항입니다. 소송으로 갈 경우 관할 법원이 어디인지, 아니면 건설 분쟁 조정 절차를 먼저 밟아야 하는지가 명시되어야 합니다. 간혹 계약서에 관할 법원을 시공사 본사 소재지 법원으로 명시해 두는 경우가 있는데, 발주처가 다른 지역에 있다면 분쟁이 생겼을 때 지리적으로 불편함을 감수해야 합니다. 계약서 서명 전에 "발주자 소재지 관할 법원" 또는 "건설 분쟁 조정위원회 조정 우선"으로 변경하도록 요청해 두면 나중에 훨씬 수월합니다.

건설 계약서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5가지 조항

건설 계약서는 두껍고 어렵게 느껴지는 게 사실입니다. 법률 용어도 낯설고, 분량도 많다 보니 서명 전에 끝까지 읽어보는 발주자를 찾기가 오히려 어려울 정도입니다. 하지만 결국 핵심은 다섯 가지 조항으로 좁혀집니다. 공사금액이 확정 총액인지, 공사 지연에 대한 책임이 명확히 규정되어 있는지, 설계변경 절차와 승인 구조가 발주자에게 불리하지 않은지, 준공 후 하자에 대한 책임과 보증 수단이 담보되어 있는지, 그리고 분쟁이 생겼을 때 어디서 어떻게 해결하는지. 이 다섯 가지만 꼼꼼히 확인하고 서명하면, 공사 진행 중 예상치 못한 손해를 막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계약서 검토가 부담스럽다면 건설 전문 법무사나 건설 분쟁 경험이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것도 충분히 고려해 볼 만한 선택입니다. 계약서 한 장이 공사 전체를 지키는 방패라는 사실, 꼭 기억해 두시길 바랍니다.

 

💬 FAQ

Q1. 표준 건설 계약서를 사용하면 별도로 검토하지 않아도 되나요?

표준 건설 계약서(국토교통부 표준도급계약서 등)는 기본 틀을 제공하지만, 특약 사항이나 별첨 조항으로 원래 내용이 변경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본 계약에서 달리 정하는 바에 따른다"는 문구가 있으면 특약이 표준 조항보다 우선 적용됩니다. 표준 계약서라도 특약과 첨부 서류까지 반드시 함께 검토하셔야 합니다.

 

Q2. 계약서에 지체상금 조항이 없으면 어떻게 되나요?

지체상금 조항이 없어도 민법상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는 가능합니다. 하지만 실제 손해액을 발주자가 직접 입증해야 하고, 소송으로 이어지면 시간과 비용이 상당히 소요됩니다. 계약서에 지체상금률을 미리 명시해 두면 지연 일수에 따라 자동으로 적용할 수 있어 분쟁 없이 처리하기 훨씬 수월합니다.

 

Q3. 계약서 검토를 건축사에게 맡겨도 되나요?

건축사는 설계와 감리 분야의 전문가이지, 계약서의 법적 효력이나 조항 해석을 전문으로 하는 분들이 아닙니다. 계약 금액이 크거나 복잡한 조건이 포함된 경우라면 건설 전문 법무사 또는 변호사에게 의뢰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검토 비용이 아깝게 느껴질 수 있지만, 분쟁으로 번질 경우 그 비용의 수십 배가 소요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합리적인 투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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